한국저작권위원회

[미국] 연방지방법원, 바나나를 덕트 테이프로 벽면에 붙이는 행위는 저작권으로 보호되지 않는다고 판단함

단국대학교 지식재산권법 전공 박사과정 수료

유현우

1. 사실관계 및 경과

2019년 12월 Art Basel Miami Beach에서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이탈리아 국적의 예술가 Maurizio Cattelan의 예술작품 ‘Comedian’은 단순하게 바나나 하나를 덕트 테이프를 이용하여 벽면에 붙여놓은 것에 불과했음. 그러나 Cattelan의 작품 ‘Comedian’ 연작 3개 중 2개가 각각 약 12만 달러에 판매되며 미술계에 커다란 화제가 되었음.

2020년 시각 및 개념 예술가 Joe Morford는 2000년에 본인이 과일을 덕트 테이프로 벽에 붙이는 예술 행위를 최초로 창시했으며 Cattelan이 플라스틱 과일 모형을 덕트 테이프로 벽면에 붙인 자신의 작품 'Orange and Banana'를 모방한 것은 자신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Cattelan에 대해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함.

Cattelan은 법원에 소송을 기각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2022년 7월 법원은 먼저 증거개시(Discovery)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Cattelan의 소송 기각 신청을 기각함. 이후 양 당사자는 약식판결 교차신청(Cross-Motion for Summary Judgment)을 통해 법원에 약식 판결을 요청함.

2. 법원의 판단

2023년 6월 9일 미국 마이애미에 위치한 플로리다 남부 연방지방법원(United States District Court for the Southern District of Florida)의 Robert N. Scola, Jr 판사는 Cattelan이 Morford의 작품을 모방했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고, 두 작품 사이의 공통적으로 유사한 개념인 "덕트 테이프를 사용하여 수직 벽면에 바나나를 붙이는 행위" 자체는 표현이 아닌 아이디어에 불과하므로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단함.

특히 Scola 판사는 어느 사람이 저작권자와 동일한 아이디어를 유사한 방식으로 표현하더라고 해당 아이디어가 매우 제한된 방식으로밖에 표현될 수 없는 경우라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합체의 원칙(merger doctrine)'에 대해서 언급하며 원고의 저작권 주장을 기각함.

3. 평가 및 시사점

이번 사건은 미국의 법원이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고 표현만을 보호한다는 저작권법상의 대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음.

■ 참고자료

-https://fingfx.thomsonreuters.com/gfx/legaldocs/znvnbrnzyvl/BANANA%20ART%20COPYRIGHT%20ruling.pdf

-https://www.techdirt.com/2023/06/20/court-finally-dismisses-bananas-copyright-lawsuit-over-bananas-taped-to-walls/ 

-https://www.artnews.com/art-news/news/maurizio-cattelan-wins-copyright-lawsuit-comedian-banana-123467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