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 동향 2020년 제5호

2020. 03. 16.

[중국] 베이징조양구인민법원, VR(가상현실)에서 미술작품을 사용한 행위는 저작권 침해이다

박다현*

VR(가상현실)영상에 미술작품을 사용한 행위가 미술작품의 각색인지, 미술작품의 복제인지 여부가 문제가 된 사안에서 법원은 VR이라는 3차원기술을 사용하였다고 해서 무조건 각색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며 해당 사건은 단순복제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결함.

□ 사실관계

○ 이 사건의 원고는 화채광영회사로 본안 미술작품의 저작권자이며, 피고는 북경타임드림테크놀로지 회사(이하 타임드림사)로 원고의 작품을 VR영상에 사용함.

○ 2016년 5월 20일, 원고는 ‘모나Models(末那Models)’라는 시나웨이보 계정에 ‘2016년베이징만화교류박람회(北京漫控潮流博览会, BJCC)’에서 출품될 작품이라며 관련 작품사진 8장을 공개함. 2016년 6월 9~10일, 원고는 해당 박람회에 관련 작품을 선보이고 웨이보 계정에 사진을 올림.

○ 2016년 7월 22~24일까지 상하이에서 타오바오조물축제(淘宝造物节) <1>가 열렸고, 피고 타임드림사는 해당 축제에서 가상현실 장비를 전시하여 부스 옆 TV모니터를 통해 VR 홍보영상을 방영함. 해당 VR 홍보물에는 원고가 침해를 주장하는 장면이 담겨있음.

○ 이후 원고는 웨이보 계정에 피고의 VR홍보물에 쓰인 장면을 공개하며 피고를 저격했고, 2016년 7월 27일 피고는 TVR-아이하라(TVR-相原)라는 웨이보 계정을 통해 원고와의 사전 동의없이 원고의 작품을 사용하여 3차원으로 제작하였음을 밝힘. 피고는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해당 작품을 교체하겠다고 말함.

○ 이에 대해 원고는 복제권, 성명표시권, 2차적저작물작성권(중국:개편권), 전시권 침해를 주장하며 베이징조양구인민법원에 권리침해 중단과 모든 침해작품삭제, 경제적 손해배상 20만 위안 및 합리적 비용 6140위안을 청구함. 또한 피고가 법제만보(法制晚报)에 사과성명을 내고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청함.

○ 피고는 원고의 작품을 참고하였을 뿐이며 VR기술 내부테스트용으로 제작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함. 

□ 법원판결

○ 법원은 피고 타임드림사가 축제에서 전시한 VR영상을 보면 원고의 작품과는 세부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있지만, 화면의 주체적인 구조, 요소의 배치와 주체의 자세와 조형, 주체의 표정 등 조각작품의 실제 요소와 동일하다고 판단함.

○ 피고가 VR영상에 원고의 작품을 사용한 것이 각색인지 복제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 VR영상을 만드는 데 쓰인 기술적 효과는 저작권 침해 판단에서 배제함. VR이라는 3차원 기술을 활용했다고 해서 당연히 작품을 개편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임.

○ 법원은 피고의 VR영상이 새로운 작품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복제권 침해라고 판단하며 피고에게 모든 침해작품을 삭제하고, 손해배상 3만 위안과 합리적 비용으로 6140 위안을 배상하라고 판결함.

○ 피고는 항소하였으며 2심은 진행 중인 상태임.

□ 평가

○ 아메이 컨설팅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에는 중국의 VR 업계 시장 규모가 550억 위안(약 9조 5천억)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됨. 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저작권 관련 분쟁도 증가할 것으로 예견됨. 본 사건은 VR이라는 3차원 기술로 원작에 변형이 이루어진 것이 무조건 각색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시사점을 주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음.

□ 참고 자료

- http://www.iprlawyers.com/index.php/Portal/Index/postsshow/id/231

- 北京市朝阳区人民法院（2016）京0105民初51305号判决书, 베이징조양구인민법원 (2016) 경0105민초51305호 판결서

- http://www.iprdaily.cn/article?wid=20701

- http://ip.people.com.cn/n1/2019/0301/c179663-30951818.html

<1> 알리바바그룹이 만든 젊은 층을 겨냥하여 만든 연례행사로 2016년 처음 열림.

* 상명대학교 저작권보호학과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