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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노래나 드라마, 영화 등이 인기를 끌게 되면 여러 분야에서 이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등장한다. 그 과정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이 ‘패러디’이다.
‘패러디’가 저작권법 위반인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서는 우선 패러디의 대상이 저작권법상 ‘저작물’에 해당하여야만 한다. 단순히 도덕적 차원의 표절 시비나 유명인의 퍼블리시티권 인정 여부와는 별개의 사안이다.
일반적으로 ‘패러디’란 널리 알려진 원작을 흉내 내거나 과장하여 비평이나 풍자를 이끌어내는 것을 말한다. 원작 자체를 비평이나 풍자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뿐만 아니라(‘직접적 패러디’), 원작에 편승하여 특정 목적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써 이용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매개적 패러디’).
패러디는 기본적으로 원작에 대한 수정이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이 과정에서 2차작저작물작성권 및 저작인격권의 동일성유지권 침해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다만 패러디는 예술적 표현양식의 하나로서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저작권 침해 책임으로부터 면제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패러디’가 저작권 침해로서 책임이 발생하지 않는 나름의 근거와 요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패러디에 대해 저작권이 제한된다고 할 경우 제시될 수 있는 근거 규정으로는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제28조)’과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제35조의5)’이다. 이 규정을 적용한 우리 하급심 판결에서는 “패러디로서 저작물의 변형적 이용이 허용되는 경우인지 여부는 저작권법 제25조(현행법 제28조) 및 제13조 제2항(동일성유지권)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원저작물에 대한 비평ㆍ풍자 여부, 원저작물의 이용 목적과 성격, 이용된 부분의 분량과 질, 이용된 방법과 형태,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관념, 원저작물에 대한 시장수요 내지 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위 판결(‘Come Back Home’)에서 법원이 판시한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1) ‘개사곡’은 원작의 독특한 음악적 특징을 흉내 내어 단순히 웃음을 자아내는 정도에 그치는 것일 뿐, ‘비평적 내용을 부가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2) ‘패러디’로서 보호되는 것은 ‘당해 저작물에 대한 비평이나 풍자’인 경우라 할 것이고, 당해 저작물이 아닌 사회현실에 대한 것까지 패러디로 허용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3) 원작을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였으며 ‘인용한 정도(분량)’가 패러디로서 의도하는 바를 넘는 것으로 보이는 점,
4) 원작에 대한 ‘사회적 가치의 저하나 잠재적 수요의 하락’이 전혀 없다고는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즉 저작권 침해가 되지 않는 ‘패러디’란 원저작물을 이용하여 수정·변경을 가하였지만, 비평 등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목적으로 갖고, 원작을 떠올리는 정도의 최소한의 필요분량을 인용함으로써 원작의 시장적 수요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단순히 드라마나 영화의 인기에 편승하여 특정 장면이나 포스터를 수정·변경하여 이용하는 것만으로는 저작권법에서 허용하는 ‘패러디’로 성립되기 어렵고, 지금까지 이러한 이용에 대해 패러디로 인정된 사례가 없으므로 이용에 주의가 필요하다.